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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겁니까?” 막무기가 다급히 물었다.
니개가 탄식하며 말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놈들이 이곳에 나타난 건 저희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요족의 책굉과 해족의 초만이 깊게 관여되어 있지요…….” 막무기는 ‘책굉’이라는 이름을 듣고 머릿속에 눈썹이 없는 길쭉한 사람이 떠올랐다.
‘아… 그 트롤을 넘봤던 놈인가?’ “책굉과 초만 그 쓰레기 놈들이 허공 저주 진문에 대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막무기는 니개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아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신현륙을 점령했던 막무기는 숨겨져 있던 거대한 허공 진문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미력했던 그는 허공 진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절할 것만 같은 어지러움에 시달렸었다. 그 때문에 그 거대한 허공 진문을 건들지 않고 완전히 봉인해 버렸었다.
“제 봉인을 멋대로 열었다는 겁니까?” 막무기가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감히 우주각의 도주인 내 봉인을 멋대로… 평범한 것도 아니고 저주술이 걸려 있는 진문을 봉인한 건데……. 역시 욕이 넘쳐나는 놈들이었군.’ 니개가 고개를 끄덕였다.
“놈들은 멋대로 봉인을 연 것도 모자라 10만 명을 제물로 바치기도 했습니다.” “설마… 그곳에 남아 있던 신족들을 전부……?” 깜짝 놀란 막무기가 묻자, 니개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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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륙에는 EOS파워볼 신족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책굉과 초만은 몰래 저희 혈족과 인간족을 포함한 다른 종족들을 납치했습니다. 납치한 사람들을 한 곳에 가둬 놓고 신족 놈들처럼 피의 제사를 올려 그 거대한 허공 진문을 연 것입니다.” 막무기는 당장 책굉과 초만을 찾아내 사지를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가 솟구쳤다.
니개가 이어서 말했다.
“그 거대한 허공 진문이 열린 순간, 그들은 미약하나마 저주술을 배운 것 같고, 꽤 큰 이득을 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는 바라지도 않았던 재난 그 자체였지요. 돌연 허공 진문에 장거리 전송 소용돌이가 나타나더니 대량의 신족 강자들이 전송됐습니다. 그들은 나타나자마자 한 손으로 초만을 짓눌러 죽였고, 책굉은 저주술을 할 줄 안다며 신족의 개가 되겠다고 자처하여 목숨을 건졌습니다. 우주각 수사들이 도망칠 시간도 없이 신족이 순식간에 우주각까지 밀고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아마 책굉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살의에 사로잡힌 막무기가 말했다.
“지금 당장 우주각에 갈 생각입니다만, 함께 가실 겁니까? 아니면 여기에 남아 계실 겁니까?” 니개는 주저했다. 그는 제아무리 막무기가 강해도 우주각을 점령한 신족 강자들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니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육자정이 큰 소리로 말했다.
“막 종주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죽더라도 신족 잔챙이 한 놈이라도 길동무로 삼겠습니다.” 막무기와 함께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원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막무기가 니개를 로투스바카라 보고 말했다.
“그렇다면 니개 도우님은 이곳에 남아서 저 대신 우주벽이 열리는 걸 확인해 주십시오. 우주벽이 열리면 바로 제게 알려 주시면 됩니다.” 막무기가 말하는 동시에 니개에게 통신주 하나를 건넸다.
니개는 머뭇거리다가 통신주를 건네받고는 뜻밖의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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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도주님, 역시 도주님과 함께 가겠습니다. 전 죽음을 두려워하는 겁쟁이지만, 혈족으로서 혈족을 몰살한 신족 놈들을 가만히 둘 수 없습니다. 게다가 우주벽이 열리는 건 우주각에서도 알 수 있으니 굳이 여기서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잘 생각했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막무기가 앞장서서 천외천 인간족 회랑 전송진으로 향했다.
신족들도 로투스홀짝 자주 사용하는지 우주각과 천외천 회랑을 이어주는 전송진은 잘 관리되고 있었다. 막무기가 진기를 던져 전송진에 방어진을 설치했다. 5급 신진대사인 막무기는 대충 해도 4급 신진 정도는 완벽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신군 이상의 강자만 없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야.’ 막무기는 전송진을 방어막으로 감싼 뒤 원막 일행을 전송진 안으로 들였다.
우주각과 천외천 회랑과의 거리가 가까운 덕분에 막무기 일행은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바위 위에 도착했다.
막무기가 이전에 왔을 오픈홀덤 때, 이곳에는 ‘천외천 회랑 전송진’이라고 쓰인 거대한 간판이 세워져 있었지만, 현재는 ‘신족 천외천 회랑 전송진’이라는 문구로 바뀌어 있었다.
‘지키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신족들은 이 전송진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나 보군.’ 막무기가 손을 펼치자, 간판의 ‘신족’이라는 문구가 떨어져 나갔다.
막무기는 세이프게임 정성을 들여 바위 전체를 5급 곤살진으로 감쌌다. 바위 면적이 작은 덕분에 5급 곤살진을 설치하는데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모든 일 처리를 끝내고 막무기 일행은 재빨리 우주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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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주각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떠들썩했던 우주각은 마치 버려진 성처럼 황량해 보였다.
“신족 놈들… 설마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고 떠난 건가? 하지만…….” 원막이 의아한 듯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원막이 의아해한 이유는 신족이라면 떠나기 전에 우주각을 불사를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막무기는 이미 신념으로 우주각 곳곳을 살피고 있었다. 우주각은 시체와 피비린내로 가득했고, 그 속에서 누군가 남아서 수련하고 있는지 희미하게나마 신영기 파동이 느껴졌다. 또한 우주각에는 새롭게 신족의 방어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막무기가 이전에 설치했던 방어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막무기가 수천 장의 진기를 하늘에 던졌다. 진기를 던지자, 선명한 우주각의 모습이 막무기 일행 앞에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우주각의 방어진에는 3급 곤살신진이 더해졌다.
곧, 무수한 수사들의 뼈다귀로 만들어진 거대한 ‘신족 우주각’이라는 글자가 우주각 위에 나타났다.
몇몇 살아 있는 수사들은 마치 꼭두각시처럼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갑자기 몸이 터져 버리기도 했다. 육자정은 신족 놈들이 사술(邪术)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막무기의 신념이 기괴한 규율 파동을 감지했다. 느껴지는 기괴한 규율은 오행도 아니거니와 그가 익숙했던 이속성도 아니었다.
니개가 이를 갈며 말했다.

“이 쓰레기 자식들… 역시 저주술을 수련하고 있었구나. 놈들은 살아남은 다른 종족 수사들을 사용해 저주술을 수련하고 있는 겁니다!” “누가 감히 신족의 구역에서 얼쩡대는 것이냐!” 우주각 깊은 곳에서 호통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 거대한 수인이 막무기 일행을 향해 날아왔다.
목소리를 낸 수사는 막무기 일행과 같은 잔챙이를 상대로 굳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막무기가 콧방귀를 뀌며 진기 십수 장을 던지는 동시에 수인을 맺었다.
곧이어, 처참한 비명과 함께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가 막무기의 수인에 목이 붙잡힌 채 끌려왔다. 막무기는 남자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그의 영락과 영근을 파괴해 버렸다.
촤르륵-!
그때, 우주각 방어진 입구 앞에 녹색 피부의 남자를 선두로 7명이 나타났다. 선두에 있던 남자가 막무기를 째려보며 말했다.
“정체가 뭐냐!? 여긴 대체 어떻게 온 것이냐?” 막무기는 7명 중 4명이 육신 경지이고, 3명이 천신 경지라는 걸 확인했다.


‘역시 이 계역 놈들이 아니었군.’ 천신 수사 3명은 천지 규율부의 도움을 받아 경지를 육신 원만까지 억누르고 있었고, 육신 경지 수사는 어떠한 규율부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막무기는 그제야 이곳에 천지 규율의 억압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 계역은 육신 경지까지만 진입이 허락되었고, 그 이상의 경지는 규율부로 경지를 낮춰야만 했다. 범인도를 수련하는 막무기는 다른 수사와는 달리 천지 규율의 억압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무기… 저놈이 날 죽이려고 쫓아왔던 놈이네.” 막무기의 힘을 보고 넋이 나갔던 원막은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막무기가 때려눕힌 육신 수사는 이전에 죽였던 우남보다 훨씬 약했지만, ‘신군 경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원막은 막무기가 자신을 죽이려 들었던 놈을 단번에 때려눕히는 걸 보고서야 뒤늦게 막무기가 자신보다 월등하게 강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누구냐고? 우주각의 도주다.” 막무기는 소용돌이 영역을 펼치는 동시에 신원수인을 뻗어 건방진 말투로 말한 육신 수사의 목을 잡았다. 그리고 이내 신족의 육신 수사는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막무기의 수인에 짓눌려 몸이 터져서 죽었다.
“황황(煌煌)이 죽다니…….” 육신 수사 한 명이 순식간에 짓눌려 죽자, 나머지 신족 수사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천신 수사도 당황했는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천신 수사는 정신을 차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막무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놈도 육신 경지를 넘은 것 같은데, 어떻게 규율의 억압을 받지 않는 거지!?” 그 수사는 신념으로 주위를 살펴본 뒤, 지금은 황황의 죽음에 분노하는 것보다 자신의 목숨을 챙겨야 할 처지라는 걸 깨달았다.
우주각 방어진의 주인인 막무기는 신족 천신 수사가 신념을 뻗은 걸 순식간에 눈치챘다.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신족 천신 수사는 조금씩 뒷걸음질 치더니 순식간에 도망쳤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신족 천신 수사도 뒤따라 도망쳤다.
막무기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주먹을 날렸다.

태양처럼 작렬하는 열역권이 공간을 찢고 두 신족 천신 수사를 향해 날아갔다.
규율부의 억압으로 육신 원만까지 경지가 떨어져 있던 두 천신 수사는, 뒤에서 날아오는 열역권을 느끼고 감히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더욱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막무기는 귀찮다는 듯이 둘을 쫓지도 않았고, 법기조차 꺼내 들지 않았다.
쾅!
도망치던 두 천신 수사는 보이지 않는 파문 장벽에 가로막혔다. 그 둘은 막무기의 허공 진문을 간파하지 못했다.
곧이어, 열역권이 두 천신 수사를 집어삼켰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신족 수사 3명이 막무기에게 죽임을 당했다.
살아남은 천신 수사 한 명과 육신 수사 세 명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막무기를 바라봤다. 다른 종족을 학살해 온 그들은 정작 자신이 죽을 때가 되자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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